초극소 저출생 체중아 같은 ‘미숙아’는 자가 호흡이 가능해서 건강해질 때까지 인공호흡기에 생명을 의지해야 한다.
또 인공호흡기를 제거는 가장 최적의 시기에 이뤄져야 폐‧뇌 등에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 의사의 판단 하에 진행하던 인공호흡기 제거 시점을 인공지능(AI)의 지원으로 보다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의료진이 기도 삽관 후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미숙아의 심장박동‧호흡 등 기본적인 생체 신호를 분석해서 인공호흡 장치를 제거하는 발관(extubation) 시기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 정영화‧최창원 교수(소아청소년과), 디지털헬스케어연구사업부 유수영 교수, 송원근 연구원 등 연구팀은 기도 삽관 후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미숙아의 발관 성공률을 평가하는 모델을 개발,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Medical Informatics’ 최신호에 보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미숙아들은 출생 후 호흡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호흡곤란이나 무호흡 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출산 시기가 이를수록 이 같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때는 정상적으로 자가 호흡이 가능할 때까지 기도 삽관 후 인공호흡기를 사용한다.
인공호흡기는 가능한 최소한의 기간만 사용한 후 발관(제거)하는 것이 좋다. 인공호흡기를 통해 숨을 쉬는 기간이 필요 이상으로 길어질수록 폐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장기간의 기도 삽관 및 인공호흡기 사용은 미숙아의 기관지폐이형성증 위험을 높이고, 신경 발달도 지연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발관 시점이 너무 빠르면 저산소증과 고이산화탄소혈증이 발생해, 뇌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관지폐이형성증 발생 위험도 키운다.
때문에 너무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최적의 발관 시점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명확하게 합의된 발관 지침이 없어서 주치의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 1000g 미만의 미숙아에서 발관 후 이를 유지하는 성공률이 평균 60~73%로 보고된다.
이에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9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태어난 32주 미만의 미숙아 중 기도 삽관 후 침습적 인공호흡기를 사용한 678명의 데이터를 활용, 심장박동‧호흡 등의 생체 신호를 분석해서 발관 성공 여부를 예측하는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발관 성공 예측 모델인 ‘NExt-Predictor’는 정확도를 나타내는 곡선하면적(AUC) 0.805, 정밀도(precision) 0.917 수준으로 예측률이 매우 우수했다.
이 같은 예측 성능은 미국의 MIMMIC-III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했을 때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특히 기본적인 생체 신호만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 장비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 정영화 교수는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미숙아는 빨라도, 늦어도 안 되는 최적의 시점에 인공호흡기를 떼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이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발관 성공 가능성을 예측해 주는 인공지능이 의료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