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 어쩌겠어. 그냥 살아야지‧‧‧” 중년 이후 많은 남성들이 되뇌는 말입니다. 이 같은 푸념의 근원지는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 기관인 전립선입니다.
방광 밑에 위치한 전립선은 요도의 일부를 감싸고 있습니다. 전립선은 정자의 생존에 필수적인 전립선액을 생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호두알 크기의 전립선이 얌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좋겠지만, 노화 등의 영향으로 점점 크기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전립선이 비대해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소변을 볼 때 불편한 하부 요로 증상이 찾아오는 질환이 ‘전립선 비대증’입니다.
중년 이후 남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전립선 비대증을 방치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집니다. 특히 치료가 늦어지면 전립선 주변의 방광과 신장 기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어서 조기 치료‧관리가 중요합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전립선 비대증은 약물만으로도 개선되는데, 전립선 비대가 어느 정도 진행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남성들에게 생식 기관 수술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레이저를 이용한 ‘홀렙(HoLEP) 수술’이 전립선 비대증의 표준 치료로 자리 잡으며, 환자들의 수술 부담을 줄이면서 빠른 일상생활 복귀를 돕고 있습니다.
남성에게 찾아오는 불청객, 전립선 비대증의 원인과 다시 시원하게 소변을 볼 수 있게 돕는 ‘홀렙 수술’의 특징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전립선 비대증이 아버지들을 괴롭힌다
소변을 볼 때 예전처럼 시원하게 나오지 않아서 힘을 주거나 한참 기다려야 하고, 잔뇨감도 있나요? 남성에게 이 같은 배뇨 불편감이 찾아오면 ‘전립선 비대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전립선이 커지는 주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화와 남성 호르몬이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북삼성병원 비뇨의학과 편종현 교수는 "신체 노화가 진행하면서 남성 호르몬의 형태가 변한다"며 "변형된 남성 호르몬이 전립선 조직을 증식시켜서 비대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비만, 대사질환, 전립선 비대증 가족력이 있어서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결국 비정상적으로 커진 전립선이 소변 배출 길인 요도를 압박하고 좁게 만들어, 점차 소변을 보기 힘든 불편한 증상을 부릅니다.
전립선 비대증은 나이가 들면서 발병률이 느는 대표적인 남성 노년기 질환이어서 인구 고령화와 함께 환자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3년 1년 동안 전립선 비대증으로 진료를 받은 남성 환자는 153만2151명에 달합니다. 이 수치는 최근 5년간 약 16% 증가한 것입니다.
환자는 50대부터 급증하기 시작하는데, 50대 이상이 93.6%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연령별 환자 비율은 60대가 34.7%로 가장 높습니다.
편종현 교수는 "하지만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사 습관, 불규칙한 생활 습관, 스트레스 및 정기검진 등으로 젊은 연령에서도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치료 늦으면 소변 길 완전히 막히기도 해
전립선 비대증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 배뇨장애 등 다양한 하부 요로 증상을 불러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집니다.
편종현 교수는 "특히 방치해서 증상이 점차 악화하면 방광에 소변이 있어도 배뇨하지 못하는 ‘요폐(尿閉)’를 겪을 수도 있다"며 "때문에 병이 의심되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통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립선 비대증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위해 전립선 비대증에 따른 ‘하부 요로 증상’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선 소변을 볼 때 소변이 나오기 시작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지연뇨가 있고, 힘을 줘야 나옵니다. 또 소변 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으며, 소변을 보다가 중간에 소변 줄기가 끊기기도 합니다.
소변을 보고난 후에는 시원한 느낌이 없고, 잔뇨감이 있습니다.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와 갑자기 마려워서 참기 힘든 절박뇨도 호소합니다. 밤에 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소변을 보는 야간뇨도 동반합니다.
이 같은 전립선 비대증 증상 탓에 일상생활에 불편감과 지장이 있으면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전립선 비대증 진단은 △배뇨 설문지 작성 △직장 수지 검사 △경직장 초음파 검사 △요속도 측정 검사 등으로 진행합니다. 우선 ‘배뇨 설문지 작성’으로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 정도를 평가합니다.
이어 의사가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서 직접 전립선을 만지는 ‘직장 수지 검사’와 항문으로 초음파 탐침을 넣는 ‘경직장 초음파 검사’로 전립선의 형태와 크기를 파악합니다. 이와 함께 배뇨량과 배뇨 후 잔뇨량을 측정하는 ‘요속도 측정 검사’를 통해 환자의 현재 상태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증상 심하지 않으면 ‘약물’로 개선
진단 결과 전립선 비대가 심하지 않고 증상이 경미하면 우선 약물 치료로 충분히 증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편종현 교수는 "약물은 방광에서 전립선으로 지나가는 소변의 배출을 원활하게 하고, 전립선 크기를 어느 정도는 줄일 수 있어서 초기일 때 치료 효과가 좋다"며 "약물 치료 시 특별한 부작용이 없지만, 혈압을 조금 떨어뜨릴 수 있어서 기립성 저혈압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전립선 크기를 줄여주는 약은 남성 호르몬이 전립선에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는 기전을 이용합니다. 때문에 일부 환자는 약간의 성욕 감퇴, 발기부전, 사정 장애를 호소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젊은 연령대의 환자는 약물 치료 시기가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전립선 비대증은 대부분 노년기 질환이어서 약물 치료만으로 완전히 증상을 해결하기 쉽지 않은 환자들이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전립선이 너무 비대해져서 약물 치료 효과가 적거나 △갑자기 소변을 못 보는 요폐 증상 △방광 결석이 동반한 경우에는 커진 전립선 조직을 절제 또는 적출해서 요도를 확장하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혈뇨를 자주 보거나, 요로 감염이 반복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원한 소변 돌려주는 ‘홀렙(HoLEP) 수술’
과거 전립선 크기가 많이 비대해서 수술이 필요할 경우 개복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출혈과 통증이 있고, 수술 후 회복 기간도 길었습니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해서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는 ‘홀렙(HoLEP) 수술’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습니다. 홀렙 수술은 홀뮴 레이저를 이용한 ‘내시경적 전립선 적출술’입니다. 내시경적으로 요도 내부로 튀어나온 전립선을 깎아내서 좁아진 요도를 넓혀줍니다.
특히 홀렙 수술은 개복하지 않고 내시경으로 진행해서 수술 중 출혈이 적고, 수술 후 회복 기간도 짧습니다. 수술 뒤 소변줄을 유지하는 것 외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과 불편감은 크게 없습니다. 홀렙 수술을 받고 약 이틀 뒤면 퇴원해서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수술 후 배뇨장애와 관련된 약물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소변과 관련된 불편한 증상을 느끼지 않고 생활할 수 있습니다.
편종현 교수는 "홀렙 수술은 비대한 전립선을 절제하는 게 아니라 적출하기 때문에 넓은 범위의 수술이 가능하다"며 "재발률도 낮아서 전립선이 큰 환자들에게도 적합한 치료"라고 설명했습니다.
[Check!] 방치하면 방광‧신장 기능도 잃을 수 있어
전립선 비대증 증상을 노화에 따른 당연한 증상으로 여겨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전립선 비대증은 배뇨장애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증상이 점차 심해지면서 방광에 지속적으로 소변이 남습니다. 결국 방광 기능이 떨어지고, 방광에 찬 소변이 양쪽 신장을 압박해서 신장과 방광 기능을 모두 잃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해도 기능을 회복하기 어려운 사례가 많습니다.
▶전립선 수술 후 겪을 수 있는 증상
전립선 수술 뒤 겪을 수 있는 후유증이나 합병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사정을 할 때 정액 배출이 안 될 수 있습니다. 전립선을 많이 절제하고, 요도가 확장되기 때문입니다. 이 영향으로 정액의 양이 줄고, 역행성 사정이 일어나서 성관계 시 정액 배출이 안 되기도 합니다.
둘째, 아주 많이 커졌던 전립선을 절제한 후에는 일시적으로 소변 조절이 잘 안 되는 ‘절박 요실금’ 증상을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회복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절박 요실금은 초기에 소변이 마려울 때 잘 참지 못하고, 소변이 새어 나오는 현상입니다. 비대해진 전립선이 많이 절제되면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에 방광이 적응을 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편종현 교수는 "수술 후 짧게는 하루이틀 정도 절박 요심금 증상이 나타난다"며 "전립선이 많이 컸던 환자들은 한 달 정도 유지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연적으로 회복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립선 비대증은 점차 나이가 많아지면서 찾아오는 남성 질환입니다. 때문에 40대부터 배뇨 불편감이 있으면 △경직장 전립선 초음파 검사 △직장 수지 검사 △PSA(전립선 특이항원) 혈액검사 등을 통한 조기 검진이 권고됩니다. 가족력이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립선 비대증으로 진단 받으면 증상이 심하지 않아도 1년에 한 번은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와 함께 평소 전립선 건강을 위해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 Doctor"s pick!
전립선 비대증은 비만‧대사질환과 관련이 커서 꾸준한 운동과 체중 관리가 중요합니다. 아울러 균형 잡힌 식단을 챙겨야 합니다. 붉은 육류보다 식물성 단백질과 생선류 섭취를 권장합니다.
또 과일‧채소 등 섬유소가 많은 식단을 구성하고, 과식‧과음을 피합니다. 너무 오래 앉아 있거나 소변을 참는 습관이 있으면 고치고, 좌욕과 적절한 성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