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는 겨울에는 손‧발이 차가운 것이 당연해서, 단순한 수족냉증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손‧발이 시리면서 창백해지고, 통증까지 동반하면 추위 탓만 하며 방치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같은 증상이 지속하면 한 번쯤 말초혈관 순환장애를 일으키는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해야 합니다. 레이노증후군 같은 말초혈관 질환은 심장에서 가장 먼 부분인 손과 발까지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서 발생합니다.
특히 손‧발에 혈액이 잘 공급되지 않으면 수족냉증보다 다양한 증상이 찾아오고, 심하면 피부 괴사도 부를 수 있어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고, 겨울철 증상이 도드라질 수 있는 레이노증후군의 원인과 특징, 치료‧관리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레이노증후군, 여성이 남성보다 2배 많이 발생
레이노증후군은 말초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면서 찾아오는 질환입니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약 2배 많은 것으로 집계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레이노증후군으로 진료 받는 환자는 2021년 기준 약 1만 명입니다. 성별 환자 비율은 여성이 약 64%로 남성보다 높습니다.
여성이 레이노증후군을 많이 호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요 요인은 △초경‧임신‧출산 등에 따른 호르몬변화 △가정일에 따른 찬물 노출 △자궁‧난소 등 뱃속 장기에 몰리는 혈액 △남성보다 가는 혈관 등입니다.
아울러 루푸스‧류마티스관절염 등 류마티스 질환으로도 발병할 수 있어서 정확한 원인 진단이 필요합니다.
▶수족 냉증? 이런 증상 있으면 방치마세요
가천대 길병원 류마티스내과 최효진 교수는 "레이노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발이 차갑고 저린 것"이라며 "이 질환을 일상생활에서 흔히 호소하는 수족냉증과 혼동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레이노증후군은 손‧발이 차가운 증상에 그치지 않고 △통증 △피부색 변화 △감각 이상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레이노증후군으로 피부색 변화가 생기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해 있으면 따뜻한 혈액이 손·발끝으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피부가 하얗게 변합니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점차 산소가 부족해져서 파란색이 되고, 이후 혈관이 이완돼 혈액이 공급되면 붉은색을 되찾습니다.
레이노증후군이 장기간 지속하면 △가려움증 △저림증 △통증뿐만 아니라, 증상이 심하면 피부 괴사까지 부를 수 있습니다.
▶증상 개선 위해 치료 & 생활교정 병행
레이노증후군이 의심될 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크게 2가지 검사를 진행합니다. 우선 손을 찬물에 담갔다가 말초의 혈류 속도와 온도가 몇 분 안에 돌아오는지 확인하는 ‘혈관기능검사’가 있습니다.
또 물에 손을 담갔다 동위원소 약물을 주사해 증상 부위 변화를 관찰하는 ‘핵의학검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최효진 교수는 "레이노증후군은 평생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치료 목표는 증상 완화이며, 대부분 약물과 생활요법을 병행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레이노증후군 원인이 류마티스 질환이면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통해 꾸준히 추적‧관찰하며 치료해야 합니다.
레이노증후군 개선을 돕는 생활습관을 살펴보면, 증상이 심해지는 겨울에는 외출 시 바로 장갑을 착용해서 손의 체온을 유지해야 합니다.
실내에서도 양말을 신으면 좋고, 말초혈관을 수축시켜서 증상을 악화하는 담배는 꼭 끊어야 합니다.